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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인포비아?
    카테고리 없음 2022. 8. 6. 22:50

    무엇무엇을 싫어한다는 말을

    그럴싸하게 하고 싶으면

    00 뒤에 포비아를 붙이면 된다. 

     

    동성애를 혐호하면

    호모 포비아

     

    코로나를 혐오하면

    코로나 포비아

    같은 식이다.

     

    요즘 나도 일정부분

    그렇고, 

    주변에 소위

    젊은 사람들에겐

    노인에 대한 혐오가 있는

    것 같다. 

     

    (좀만 참아주셔라.

    이 글은 노인을 덮어놓고

    혐호하는 상황은

    잘못됐다고 지적하는 글이다.)

     

    왜 우린 노인을 혐호할까?

    내 일기장이니 솔직하게 써보자면

    젊은에 반대되기 때문이다. 

     

    은교에 나온 박해일 씨

    대사를 빌리자

     

    너희 젊음이 너희 노력으로

    얻은 상이 아니듯,

    내 늙음도 내 잘못으로

    받은 벌이 아니다

     

    이런 항변을 하는 이유는

    우린 늙음을 마치 

    죄에대한 벌처럼 여긴다는

    방증이다. 

     

    무언가를 찬양하면

    그 반대되는 건

    자연스레 덜 찬양하게 되고

    나아가 불쾌하게 여기게 된다. 

     

    싱그러운 젊음

    아이의 뽀얀 살결

    지칠줄 모르는 에너지를

    칭송하면 할수록

     

    노인이 갖고 있는

    많은 특징이 비교열위에

    놓이게 되는 것이다.

     

    아마도 

    사회적 인식 뿐 아니라

    노인에 대한 부정적 감정은

    우리의 본능일수도 있다. 

     

    동물로서 인간의

    지상과업은

    생존과 번식이다. 

    이 두 요건 어디에도

    노인이 들어설 자리는 없다. 

     

    당연히 안다. 

    인간은 단지 동물은 아니라고

    이성이 있다고. 

    그럼에도 배고프면 밥을

    찾듯

    노인에 대해선 

    눈쌀이 찌푸려 질 수 있다. 

    그렇다고 눈쌀을 찌푸리는게

    옳다는 얘긴 또 아니다. 

    존재와 당위를 혼돈하지 말자.

    그렇게 된다고

    그래도 되는 건 아니다.

     

    여기까진

    뻔한 내용이다. 

    본능 또는 사회적 편견으로

    우리가 노인에 대해 

    안 좋은 감정을 

    갖게 된다는 얘기. 

     

    헌데 최근 그 현상이

    유독 심해지는 것 같다. 

     

    끔찍한 노인 폭행

    개인적 원한이 없는데

    벌어지는

    묻지마 시비, 욕설

     

    수많은 이유와

    노인들의 원인제공이 있을텐데

    난 그런 거 분석해서

    논문 쓸 사람아니니

     

    내 눈에 보인 우리(젊은이)들 

    잘못 얘기하나만 하자. 

     

    IT, 모바일화가 정말

    급속하게 진행됐다.

     

    모든 신청접수는

    핸드폰 하나면 된다.

    은행은 언제 갔는지 모르겠고

    정부 재난지원금도

    오늘 신청하면

    내일 들어온다. 

     

    어디 업무를 보러 갔더니

    등본을 떼오라고 하더라. 

    아.. 한숨이 나왔다. 

    진작 말하지

     

    헌데 안내자가 

    정부24 어플 다운 받아서

    조회하면

    그걸로 갈음할 수 있단다

    뭐야 쉽네

     

    헌데

    줄이 길었다. 

    내 앞뒤로 

    노인들이 섞여있었다. 

    그들은 핸드폰 조작에

    서툴다. 

    몇몇은 스마트폰이 아니거나

    본인 명의 핸드폰이 아니라서

    결국 평일에 주민센터 가서

    등본을 실물로 떼와서 

    이곳에 다시 와야 한다. 

     

    등본을 떼오라는

    사전 안내가 제대로 됐을까?

    문자로 왔다. 

    MMS 메세지. 장문메세지로. 

    내가 보기에도 작은 글씨로

    빼곡하게 적혀 있는 안내문에

    등본 지참이라고 써있었다. 

     

    그래 써있었구나. 

    그래 내가 부주의 했지. 

    하지만 다행히

    현장에서 난 해결할 수 있었다. 

     

    헌데..

    어르신들은?

    문자 못봤단다. 

    전화로 말하지 그랬냔다.

    어플 같은 걸로 뭔가를 해보라하면

    짜증 낸다. 할줄 모른다고. 

     

    담당자도 짜증났고

    이용자도 짜증났다. 

     

    세상이 좋아지는데

    따라가지 '못'한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 잘못인게 

    국룰이겠지?

    적당히 배려하면 됐지

    못할 걸 가정하고 업무를 준비할

    필욘 없겠지? 

    그건 너무 비효율적이니까?

     

    그래. 우린 효율을 중요시하는

    대한민국인이다. 

     

    과거엔

    다수가 IT를 쓰지 않았기에

    서비스 제공자도 

    그걸 감안해서 

    오프라인 창구, 서류를 준비했다. 

    등본이 필요할 거 같으면

    서류 무인 발급기와 가까운 곳에

    접수창구를 만들 노력도 

    했을 것이다. 

    주말엔 주민센터가 안 하니

    평일에 접수 날을 마련했을 것이다.

     

    헌데 이젠

    IT로 다수가 일을 처리한다.

    그러니 소수가 된 사람들은

    핸드폰 문턱에 막힌다.

    은행도 지점을 줄인다.

    한번 가면 2시간이 기본 대기다.

    참다 참다 소리지르는 사람은

    노인이다. 

     

    왜 오프라인 은행 이용객 다수가

    노인이다. 

    어쩌다 한번 온게 아니라

    매번 그들이 온다. 

     

    젊은이들은

    핸드폰, 컴퓨터, 키오스크로 

    처리하는 걸 편안해 한다.

    사람을 안 마주치고 일을 한다.

     

    우리가 직원으로

    담당자로 마주치는 대부분의

    현실에 존재하는 사람은

    노인이다.

     

    그리고 그들은 항상 화가 나있다. 

    왜 이렇게 어렵게 만들어 놨냐고

     

    노인 포비아를 반성해본다. 

     

    물론 나이 불문하고

    예의없고, 수준이하인 사람들에게까지

    면죄부를 줄 생각은 없다.

     

    그럼 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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